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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노트. 호수(강화길 작가의 단편소설, 캐릭터의 표현방법에 대하여)

tomato23 2017. 5. 20. 09:39




젊은 작가상 수상 작품집의 눈에 띄는 작품


  강화길 작가의 호수라는 단편 소설이 눈길을 끌었다. 지금 여성들이 생각하는 패미니즘이 일상의 생존과 공포에 직결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람들은 지금도 패미니즘이 남녀를 갈러서 괜히 시비를 거는 행위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무지한 생각이다. 패미니즘은 생존을 위한 선택이다. 그 생존을 위한 노력을 단순히 "그러게 조심히 하지. 그러니까 조심좀 하지"라는 말로 회피하지 않고 마주 보려는 것이 패미니즘이다.


  캐릭터는 어떻게 표현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또 다른 방법을 볼 수 있다.


  캐릭터를 구성함에 있어서 디테일은 중요하다. 하지만 1인칭의 심리를 따라가는 소설일 경우 그 표현의 범위는 그 주인공의 생각의 범위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우리는 그 지점에서 한 개인의 내부로 들어가 세상을 보는 방식에 대해서 생각해보아야한다.


  캐릭터는 직업, 나이, 얼굴 크기, 머리 모양에 의해서 결정되지 않음을 뜻하는 것이다. 누구에게 설명해줘야 할때. 그 사람을 알아봐야 할 실용적 필요가 있을 때에야 누구를 닮았다거나 그러고 보니 머리 모양이 미묘하게 특이했다는 말이 떠오르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대게 어떤 사람을 기억하고 인상을 가질 때 무엇을 사용하게 되는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사용하게 된다. 그것은 특정한 개인을 구분 할 수 있는 종류는 아니면서 그 사람이 살아오면서 가지게 된 여러가지 경험과 편견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인간 분류와 연결된다. 무서운 사람. 무서운데 가끔은 다정한 사람. 경솔하고 재미있는 사람. 말이 없고 어두운 사람. 조용하고 부지런한 사람. 그리고 어떤 사람을 기억할 때 그 사람이 했던 인상적인 일로 기억되기도 한다. 그 사람은 그 뜨거운 음식을 한번에 삼켰어라든지, 그 사람은 항상 칼을 들고 다녔어라든지. 그리고 사람은 어떤 사람과의 관계로 기억되기도 한다. 내 동생의 친구라든지. 아빠의 회사 동료라든지. 언니의 사촌동생이라든지. 


그래서 예술은 노력과 관찰이다.


  예술에는 정답이 없다.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지를 알면 그것을 표현할 방법도 알게 될 것이다. 그것은 재능의 영역이다. 더 단순하고 명료하게 표현하지 않고 더 깊고 길고 인상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재능이다. 그건 자연이 줄 수 있는 능력이 아니다. 하지만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지를 알아내는 단계는 재능의 영역이 아니다. 그건 삶에 얼마나 충실하고 잘 관찰하며 이해하려고 노력하였는지, 그리고 그러다가 얼마나 상처받고 헤매었는지에 따라 축적되고 발견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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