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의 투표 전략
선거에 나서는 후보자들만 선거 전략을 가지고 있을까.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있다. 그것은 어쩌면 민주주의 선거의 어쩔 수 없는 성격이기도 한다. 당신의 한표는 아무 가치도 없어 보일 수 있다. 그것은 여러 표와 섞여서 티끌 처럼 작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이며, 심지어 내가 찍은 후보자가 낙선할 경우 나의 표는 '어떤 당선행위'를 일으키지 못한 '사표'가 되고 만다.
나 역시 매우 나의 한표의 미미함을 잘 알고 있으며 완전하게 마음에 드는 정당과 후보가 없음을 한탄하면서 투표를 포기하기도 했다. 그러다 여러 계산 끝에 유권자에게도 투표 전략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미 투표에 익숙한, 누구에게도 지지를 보내고 싶지는 않지만 그냥 손을 놓고 보고 있을 수는 없어서 나선, 그런 고민이 많았던 사람들이 나름의 투표 전략을 채택하여 사용하고 있다. 나는 이 간단한 투표 전략을 단지 글로 옮겨 혹시라도 자신의 전략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서 공유하고자한다.
후보자 투표 보다 중요한 정당 투표
이것은 어디까지나 '정치에 환멸, 마음에 드는 투표 대상이 없음'의 상태에 있는 유권자에게만 적용 가능한 명제가 될 것이다. 실상 지역의 행정을 이끌어 갈 지역 후보자들을 뽑는 것이 현실적으로는 나의 삶에 더 많은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환멸'의 유권자들은 애초에 '나에게 유리함'이라는 현실적 가치에도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북한에게 죽임을 당하고 싶지 않고 오래 살고 싶으니까"라는 이유로 특정 정당을 찍는 행위를 하는 것은 가족의 행복과 복권의 당첨을 염원하며 하늘에 기도하는 하는 것보다는 훨씬 더 현실적인 행위이다. 하지만 '환멸'자들은 그런 단순한 의사결정에만 참여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그들은 "북한을 막고" 그 후에 더 무엇을 바란다. 그러나 다른 모든 선택안들은 두리뭉실한 사상에 가려진다. 모든 정당이 선거 때마다 내 놓은 공약들은 그야말로 약속일 뿐 아무런 법적 효력도 없다. 아무도 지킬 필요가 없으면 지키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리고 그런 공약들은 대부분 어떤 특정 집단과 지역에만 영향을 끼친다. 이익집단에 표를 호소하는 것이다. 그들이 정말 표를 잘 모을 수 있는 이익 집단이라면 사실 어떤 후보가 당선되도 그들의 요구는 관철 될 것이다. 선거는 매번 반복 됨으로 어떤 당선인이든 당선 후에도 이익 집단의 말을 들을 수 밖에 없다. '환멸'의 유권자는 여기에서 탄생한다. 그들은 그야말로 아무것도 원하지 않고 원한다고 해도 그것이 실제로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것은 이익집단의 목소리에 파묻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정당 투표다. 그것은 좀더 이익집단에서 멀어져 있다. 그들은 특정 직업군과 친하다거나 특정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지 않다. 지역 기반 선거의 문화는 이미 무너저 가고 있다. 그들은 '원칙'과 '비전'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그 자체로 변화의 매우 중요한 시발점이 된다. 어디로 갈지를 말하는 것은 후보자들이 아니다. 그들은 어디로 갈지도 모르고 어디로 가야할지도 결정할 권한이 없다. 그들은 정당의 소속이기 때문에 집단의 말을 거의 무조건 따른다.
하지만 마음에 드는 정당이 없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