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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영화 '그 언덕을 지나는 시간' 방성준 / 한편의 시같은 단편영화

Quill 2019. 4. 19. 19:51

해당 영화는 전체 관람이 가능합니다. 요절한 아들의 시집 '그 언덕을 지나는 시간'으로 한글을 공부하던 정숙은 시집의 마지막 페이지를 필사하던 날, 서울에 있는 아들의 대학교를 찾는다. 그곳에서 마주하게 되는 아들의 흔적과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 정숙은 그 언덕을 찾고 싶다. (출처 : 네이버 인디극장 영화 시놉시스)

  시를 소재로 한 영화는 많이 있지만 한국에서 괜찮은 영화를 볼 기회가 없었다. 시가 등장인물의 감정을 대변하는 용도로만 쓰이는 경우, 대부분 변명을 위해 존재하거나, 몽롱하고 현학적인 말로 현실에서 도피하는 듯한 어조로 쓰여졌었다. 나는 그것이 늘 불만이었다. 시를 세상에서 동떨어져있는, 도피의 세계로 생각한다는 건 시에 대한 모독이다. 이 영화는 그렇게 시를 소비하지 않았다. 영화와 시가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그야말로 시같은 영화가 만들어졌다.

 

  짧게나마 시를 공부했던 사람으로서 이런 작품을 만나기 쉽지 않다는 것은 아쉽다. 좋은 시를 사람들에게 많이 보여줄 수 없어서 인 것 같기도 하다. 문단에서 인정 받은 시라고 외우기만 하다보면 그것이 왜 어떻게 좋은지 까먹게 된다. 지하철에 붙어 있는 시 중에도 개중에는 시 같지 않은 것들이 있다. 짧게 자기 한탄을 하는 문장을 늘어놓는다고 시라면, 그런 시는 애초에 세상에 존재할 가치도 없다. 

 

  여름의 찬란한 어느날을, 무엇을 증명하려는 듯이 울어대는 매미 소리들 사이로 울려퍼지는 시인의 시구절들을 듣다보면, 우리는 무엇을 세상에 새기며 살고 있는지, 그리고 그 흔적을 읽어내려 한번쯤 상념에 잠길 사랑하는 사람들의 얼굴들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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